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끝없이 기대고 싶을 때가 있고, 감당하기 힘든 상황 앞에서는 비겁하게 숨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. 저 역시 오랫동안 ‘지나친 의존’과 ‘습관적 회피’라는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스스로를 자책하며 지내왔습니다. “나는 왜 이럴까?”라는 질문만 되풀이하던 중 만난 한경은 작가의 <잡는 법과 놓는 법>은 제 마음의 병명을 정확히 짚어주고 따뜻한 처방전을 건네준 책이었습니다.

내가 의존하고 회피했던 진짜 이유
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 저는 의존하거나 회피하는 제 모습이 그저 ‘의지가 약해서’라고만 생각했습니다. 하지만 책은 저에게 뜻밖의 위로를 건넸습니다. 내가 나를 미워해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, 사실은 그 당시의 나를 보호하기 위해 선택했던 나름의 생존 방식이었다는 사실입니다.
“의존과 회피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.”
이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속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. 방법이 조금 서툴렀을 뿐, 그 모든 행동의 기저에는 나를 지키고 싶어 했던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. 나를 미워하는 마음을 멈추고 나니, 비로소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.

‘의식화’를 통해 불안의 뿌리 찾기
책에서 강조하는 ‘의식화(정신화)’는 제 삶의 태도를 바꿔놓았습니다. 이전에는 불안이 찾아오면 그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대기 바빴지만, 이제는 잠시 멈춰 서서 질문을 던집니다.
“지금 이 상황이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할까? 내가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?”
장소나 상황에 얽매인 과거의 기억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웠지만, 그만큼 선명한 해답을 주었습니다. 흐릿한 안개 같았던 불안의 정체를 밝혀내니 더 이상 그것들에 휘둘리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. 거울에 묻은 먼지를 닦아내듯 제 내면을 선명하게 바라보는 연습, 그것이 바로 ‘나를 알아가는 공부’의 시작이었습니다.

‘자기분화’, 흔들림 속에서 중심 잡기
실패나 실수 앞에서 당당해지기란 여전히 어렵습니다. 하지만 이 책은 ‘자기분화’라는 개념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. 내면의 균형이란 아무런 파도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, 거친 파도 속에서도 내 배의 키를 놓지 않는 능력이라는 점입니다.
실수를 했을 때 자책의 늪에 빠지는 대신, “이 경험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요청하는가?”라고 묻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. “누구나 실수를 해. 하지만 이 실수는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 거야”라는 믿음은 저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.

책을 덮으며: 나를 위한 건강한 균형 잡기
<잡는 법과 놓는 법>은 단순히 심리학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아닙니다. 나를 알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안내서에 가깝습니다. 저는 이 책을 통해 ‘잡아야 할 내 마음’과 ‘놓아야 할 타인의 기준’을 구분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.
나를 알아가는 여정은 단번에 끝나지 않겠지만, 매일 조금씩 깨어서 선택하고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의존과 회피 사이에서 건강한 균형을 잡고 서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. 저처럼 스스로를 미워하며 방황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, 이 책이 여러분의 마음에도 따뜻한 빛이 되어줄 것입니다.